증암천(자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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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장소 증암천(광주광역시, 전라남도 담양군 일대)
주제어 증암천, 자미탄, 하천/호수(광주-담양), 경상저수지, 배롱나무, 송순, 『면앙집』, 고경명, 『제봉집』, 자미화, 가사, 가사문화권, 성산별곡, 노자암, 석병풍, 용소, 조대
증암천증암천
 증암천은 담양군 남면 일대에서 발원하여 광주와 담양군의 접경 지역을 흘러가는 하천이다. 이 하천은 북산 인근에서 발원한 경상저수지의 상류 지역과 서석대와 꼬막재 사이에서 발원한 물줄기 등 두 곳의 발원지를 갖는다.

 증암천을 조선시대에는 자미탄이라고 불렀다. 이는 이 일대에 배롱나무(목백일홍)가 많아 그 앞을 흐르는 하천을 자미탄(紫薇灘) 즉 배롱나무 개울이라 부른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창계천이라는 이름도 있지만, 옛 기록 속에는 이보다 자미탄이라는 명칭이 더 자주 쓰였다.

 증암천을 자미탄이라 언급한 최초의 기록은 송순(宋純, 1493~1582)의 『면앙집(俛仰集)』이며, 그 외 고경명의 『제봉집(霽峯集)』 등에 실린 시문에서도 이러한 명칭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자미탄은 최소한 16세기 이전부터 사용되었던 증암천의 고유한 명칭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배롱나무는 자미탄을 둘러싸고 형성된 여러 원림과 정자에 관상수로 많이 사용된 나무이다. 자미탄에 배롱나무가 들어서 있는 것은 아니니, 이는 곧 배롱나무가 가득 들어찬 주변 정자와 원림에 대한 찬사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자미화를 그곳에 터를 잡고, 서로 교유하며 살아갔던 조선 문인들을 일컫는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자미탄 주변에는 빼어난 경치로 인해 수많은 누정과 원림이 조성되었다. 서로 인접한 좁은 지역 내에 이처럼 많은 누정과 원림이 조성되는 예는 드물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이곳의 누정과 원림에는 독수정, 소쇄원, 식영정, 취가정, 환벽당 등이 있다. 그리고 이곳을 중심으로 활동한 자미화같이 빼어난 문인들이 있었다.

 자미탄을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의 문인들에는 면앙정 송순, 석천(石川) 임억령(林億齡, 1496~1568), 사촌(沙村) 김윤제(金允悌, 1501~1572), 소쇄(瀟灑) 양산보(梁山甫, 1503~1557),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 1510~1560), 서하당(棲霞堂) 김성원(金成遠, 1525~1597), 제봉 고경명,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 등이 있다. 그 외에 충장공(忠壯公) 김덕령(金德齡, 1567~1596)도 자미탄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이들은 서로 이웃한 곳에 누정과 원림을 짓고 밀접하게 교유하면서 자신의 감정과 주변의 경치를 가사(歌辭)라는 문학 형식을 빌려 표현하였는데, 이 때문에 이 지역을 가사문화권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 속에서 자미탄은 직접적인 소재로 등장하기도 하였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정철의 「성산별곡(星山別曲)」이다.
 
염계를 마주하여 태극성을 묻는 듯, 
청문의 옛일이 지금도 있다 하겠구나. 
노자암을 건너보며 자미탄을 곁에 두고, 
큰 소나무를 차일삼아 돌길에 앉으니, 
인간 세상의 유월이 여기는 가을이로구나.
 
 
 정철은 자미탄을 인간 세상과 유리된 기이한 풍경을 형성하는 시어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자미탄이 주변 환경과 아름답게 어우러져 시적 화자의 현실 감각을 잊게 하리만큼 이색적인 광경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미탄을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 풍광에는 이 밖에도 위의 「성산별곡」에서 언급된 노자암(鸕鷓巖) 및 석병풍(石屛風), 정철과 관련된 용소(龍沼)와 조대(釣臺) 등이 있었다. 하지만 노자암과 용소는 광주댐 건설로 인해 사라졌으며, 석병풍은 주변에 도로가 생기면서 파괴되었다. 조대 역시 광주호의 물높이에 따라 영향을 받는 등 주변의 환경이 당시와는 많이 달라져 옛 기록 속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참고문헌 목록
참고문헌
-고경명, 『제봉집』.
-박선홍, 『무등산』, 다지리, 2012.
-송순, 『면앙집』.
-조선, 「[광주도랑샛강] 정자와 어우러지다 광주호로 흘러 <4> 증암천」, 『광주드림』, 2009년 10월 13일.
-수자원조사정보시스템(https://river.kwater.or.kr/).